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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08/05/24
농식품부, 예산지원 미끼 도내 자치단체 농락
의령·함양·남해 단체장, '쇠고기 파동' 정운천 장관 지지서명
민노 강기갑 의원 "국민·농민 기만하는 행위" 강력 비판
2008년 05월 24일 (토) 진영원 기자 dada@idomin.com

국회가 미국산 쇠고기 파문의 책임을 물어 농림수산식품부 정운천 장관의 해임을 두고 공방을 벌인 가운데 김채용 의령군수와 천사령 함양군수, 한동환 남해군수 권한대행이 '정 장관을 지지한다'는 대국회 건의문에 이름을 올려 물의를 빚고 있다.

특히 이 건의문은 연명자 중 한 사람인 김무환 부여군수가 농림수산식품부로부터 '정 장관 해임건의안을 반대하는 데 참여하면 20억 정도 예산을 지원해 주겠다'고 제의 받은 사실을 밝혀 큰 파문을 낳고 있다. 이 때문에 임성규 논산시장은 전후 사실을 알고는 급히 이름을 빼 달라고 요구하기도 했다.

이 건의문은 '정운천 농림수산식품부 장관의 농정정책을 지지한다'라는 제목의 세 장짜리 문서로, 화순군수가 제안해 전국 45개 자치단체장(군수·시장)이 연명한 후 국회의원 사무실에 전달됐다.

이들 중 경남지역에는 김채용·천사령 군수와 한동환 권한대행의 이름이 올라 있다.

이들은 스스로 '농업이 주류를 이룬 지역의 지방자치단체장'이라고 명시하면서 정 장관을 칭송하는 문장을 곳곳에 넣었다.

건의문은 '한미FTA 체결은 쇠고기 협상하고는 무관함에도 불구하고 미국 축산농가협의회의 압력으로 인하여 조급하게 체결된 쇠고기 협상으로 국민의 건강에 우려가 있는 걸로 알고 있습니다', '그런데 항간에 정치적 희생양으로 농식품부 장관의 해임건의안이 떠돌고 있습니다'라는 내용으로 시작된다.

이어 건의문은 '모처럼 우리 농촌의 희망을 품도록 새로운 농정의 불을 제시해주신 정운천 장관의 … (해임건의안을) 두고 볼 수 없음을 이해하여 주시기 바란다', '돈 버는 농업과 살 맛나는 농어촌 건설을 위한 비전을 제시하고 시·군 단위 유통회사 건립, 농어촌 뉴타운 건설 등 5대 미래전략과제를 통해 우리농촌을 살려보겠다는 정운천 장관의 의지가 실천될 수 있도록 국회차원에서 꼭 배려하여 주실 것을 건의드린다'는 내용으로 돼 있다.

이 건의문은 22일 서울에서 열린 농민집회에 참여한 경남지역 농민회 관계자와 민주노동당 강기갑 의원 측이 공개하면서 알려졌다.

강기갑 의원 측 관계자는 "부여군 농민회가 정 장관을 지지하는 건의문에 부여군수 이름이 올랐다는 것을 알고 항의하는 과정에서 군수가 '해임건의안에 반대하면 농림수산식품부 예산을 지원하겠다'는 말을 털어놓으면서 밝혀졌다"며 "다른 단체장에게도 이와 유사한 제의가 갔다는 소문이 있고, 실제 이런 흐름이 있었던 것은 명확하다"고 말했다.

경남지역 농민단체들도 이에 즉각 반발하고 있다.

의령농민회 관계자는 "쇠고기 파동에 경유값 인상 등으로 농민들이 살아갈 의지를 잃고 있는데, 군민의 60% 이상이 농사를 짓는 군의 책임자가 '미친소'를 지지한다는 것을 어떻게 이해하라는 말이냐"고 분노했다.

의령농민회는 24일 긴급회의를 하고 대응 방안을 마련할 예정이다. 강기갑 의원은 "만일 농림수산식품부가 장관 해임을 반대하는 조건으로 예산지원을 약속하는 거래를 한 것이 사실이라면 심각한 문제"라며 "지역경제가 어려운 농촌지역 지자체에 예산이라는 미끼를 활용해 정치적으로 이용하는 농림수산식품부의 작태는 국민과 농민을 기만하는 행위"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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